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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중형 세단의 교과서 - 혼다 시빅 2.0 시승기

by 도시늘보 2010. 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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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의 여왕 김연아를 보고 점프의 교과서 라고 부르죠? 아마도 그건 거기에 더할것도 뺄것도 없이 완벽하기 때문일 겁니다.
이번에 시승해 본 혼다의 시빅 2.0은 준중형 세단의 교과서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만큼 완벽했는데요. 어떤면에서 그런 느낌이 들게 만들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늘 그렇듯이 차량의 외관은 취향이지만 시빅의 외관은 적어도 못생겼다 라고 할 사람은 거의 없다고 생각합니다. 유선형의 부드러운 곡선으로 이루어진 옆모습을 보면 트렁크와 본넷 라인이 상대적으로 짧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어색함이 없는 디자인은 어디를 가나 적어도 "무난하다" 라는 정도의 평가는 받을수 있을듯 합니다.

시빅의 인테리어는 다른 브랜드와는 확연히 차별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제 슬슬 모델 체인지를 할때가 다 되어가는 양산차 임에도 불구하고 컨셉카 같은 느낌을 주는 실내는 혼다만의 아이덴티티를 보여주는듯 합니다.
한가지 특이한 점은 기어봉이 높고 핸드브레이크와 함께 앞쪽에 위치해 있다는건데요. 느긋한 자세로 운전하는 분들에게는 시트에서 등을 떼야하는 위치지만 올바른 시트포지션에서는 오른손이 움직이는 거리도 짧고 잡히기 쉬운곳에 있어서 오히려 편했습니다.

특히 운전할때 보이는 계기판 부는 2단으로 나누어져 위쪽에는 전자식 속도계와 수온계, 연료계를 보여주고 타코미터를 포함한 나머지 정보는 아래쪽에 표시되고 있습니다. 다만 아쉬운건 트립이 ODO와 A,B 그리고 외부 온도정도의 정보만 알려주네요. 평균 연비나 실시간 연비 같은 정보도 함께 전달해 줬으면 좋을뻔했습니다. 자칫 촌스러울수도 있는 파란색과 붉은색이 어우러져 세련된 멋을 보여주면서, 운전할때 눈에 자극을 주지 않으면서도 확실하게 정보를 전달해 주어 실용적인 면까지 함께 보여주고 있습니다.

시빅 2.0에 들어간 네비게이션은 일반적으로 다른 메이커에서 지니를 사용하는것과는 달리 맵피를 사용했습니다. 인터페이스 자체는 맵피쪽이 훨씬 마음에 들지만 잡다한 기능이 많은 만큼 오류도 가끔 나기에 일반적으로 다른 메이커에서 사용하지 않는데, All-In-One 제품을 적용하는 바람에 맵 선택의 여지가 없었던듯 하군요.

이 눈에띄는 1열 헤드레스트의 구멍은 왜 있는걸까요? 바로 여성운전자들을 위한 작은 배려인데요. 머리를 묶은 상태에서 헤드레스트에 머리를 기댈수 있도록 해 놓았습니다. 평상시 뿐만 아니라 후방 추돌시에 머리를 묶은 부분에 충격이 집중되는 현상도 줄일수 있어 안전상에도 도움이 되는 기능이라고 볼수 있습니다. 어찌보면 별거 아닐수도 있지만 여성 운전자의 입장에서는 큰 차이 일수도 있겠죠?

시빅의 실내 공간은 준중형을 넘어 중형차를 넘보는 깜짝 놀랄만한 넓이를 가지고 있습니다. 다른 차종의 2배는 됨직한 넓은 대시보드 상단과, 동급 최대의 넓이, 넉넉한 시트크기를 보고있자면 혼다라는 메이커는 "공간의 마술사" 라는 느낌까지 받게 합니다.

넓은 실내 공간 만큼 수납공간 역시 나무랄 데가 없습니다. "이쯤에 뭔가를 놔뒀으면 좋겠는데" 라는 생각이 드는곳을 보면 어김없이 수납공간이 존재하고 그런 수납공간들이 큼직하기까지 해서 '수납공간이 있어요' 정도의 생색내기가 아닌 실용적인 공간들이었습니다. 수납 공간에 대해서 더이상 시빅에 바랄수 있는게 있을까요?

수납공간때문에 콘솔박스가 너무 뒤로가서 팔을 얹을때 좀 불편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었지만, 단지 우려일 뿐이었습니다. 무엇하나 놓치지 않는 모습에서 혼다의 고집이 느껴지기까지 합니다.

1열이 넉넉하면 2열이 좀 손해를 볼 듯도 한데 2열 공간 역시 넉넉함을 보여주고있습니다. 2열 공간의 특이한 점은 중앙 바닥에 볼록하게 튀어나온 부분이 없다는건데요. 바닥이 평평함으로 인해 2열에서의 움직임과 자세가 더욱 자유로워 지는 느낌을 받을수 있습니다.

2열의 수납공간 역시 훌륭합니다. 1열보다 넓은 도어포켓과, 2열 암레스트를 내리면 나타나는 컵홀더... 하지만 암레스트에 수납공간이 하나쯤 더 있었으면 좋을뻔했다는 생각이 드는건 저만의 욕심일까요?

시빅의 트렁크는 동급의 트렁크 보다는 조금 좁다는 느낌이 드는데요. 넓어진 실내공간에 비하면 충분히 감수할수 있는 부분이지만, 실내 공간보다는 트렁크의 활용도가 높은 분들에게는 조금 아쉬운 부분입니다.

시빅의 시트포지선은 라세티 프리미어같이 자유도가 높아서 쉽게 몸에 맞출수 있으며, 막상 제대로된 시트포지션을 맞춘 모습을 보면 레이싱카에 앉아있는듯한 느낌이 드는 자세가 나오는것이 스포티한 성향의 차량임을 살짝 엿볼수 있습니다.

시빅은 분명 시야는 확 트여있지만 운전석에서는 본넷이 전혀 보이지 않아서 약간 어색한 감이 있습니다. 하지만 본넷의 길이가 짧기 때문에 운전하는데 큰 불편은 없더군요. (한번은 사각이 얼마나 될까 싶어서 사람 무릎정도 높이가 시야에서 사라지자 마자 정차해 놓고 내려서 보니 약 1.5미터 정도의 여유가 있었습니다.) 게다가 일반적으로 가려져 있는 A필러와 창문 사이가 유리로 되어있어 좌우 시야 확보가 더 용이합니다.

시빅의 짧은 본넷을 열어봤을때 실내가 넓어지고 본넷이 짧아질수 있었던 이유를 알것 같습니다. 시빅의 엔진룸은 좁은 공간에 옹기종기 모여있는듯한 모습을 보여주면서도 효율적인배치를 통해 각 부품간에도 적절한 공간을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혼다가 보여주는 공간의 마술은 시빅 전체에 녹아있는듯 하군요 ^^

시빅이 스포티한 성향을 가진 차량이라는것을 엿볼수 있는 또다른 부분이 바로 이 스티어링휠인데요. 동급 차종보다 조금더 작은 직경에 타원형을 띄고 있어 좀더 다이나믹한 핸들링이 가능해 운전의 재미를 더해줍니다. 
시빅 2.0의 주행감은 예전에 잠깐 운전해 봤던 1.8과는 완전히 다른 성향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시빅 1.8를 아반떼에 비교한다면 2.0은 라세티 프리미어와 비교할만한, 아니 오히려 더욱 다이나믹한 주행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시원한 가속감과 손에 착 감기는 묵직한 스티어링 휠, 그리고 스티어링 휠을 움직이는대로 따라와주는 탄탄한 하체까지 갖추었음에도 불구하고 승차감은 해치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는데요. 아마 몸을 잘 받쳐주면서도 푹신한 시트 덕분에 이런 승차감을 보여줄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이전에는 혼다라는 메이커에 대해 큰 감흥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시빅 2.0을 경험해 보고 나니 세계에서 보여주는 혼다의 저력을 알듯도 합니다.
디자인, 성능, 실용성, 편의성 까지 어느것 하나 빠직것 없는 팔방미인 시빅. 이정도면 준중형 세단의 교과서라고 할만하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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